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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몸에 폐혈관을 심는 한 닥트노동자의 삶의 기록
『닥트공 최씨 이야기』, 최경주, 삶이 보이는 창, 2006
건설노동자의 삶의 이야기를 다룬 『닥트공 최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건설일용노동자로 살아온 닥트공 최경주의 삶과 노동과 이 세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책입니다. 글쓴이는 평화시장 시다로 출발해서 구두공장을 거쳐 건설현장의 일용공이 된 후, 20년이 넘게 닥트노동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최경주가 걸어 온 길은 순간순간 아픕니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의 몸을 통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건강하고 익살스럽고 생생하기만 합니다. 오랫동안 생산의 고통을 맛본 주름진 몸을 통해 생산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거듭되는 빈곤의 순환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플랜트 제관공 하중근의 사망과 많은 노동자들이 공권력의 탄압에 고통 받고 있는 지금 최경주의 글을 만난다는 것은 이 사회의 심장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발문을 쓴 송경동 시인의 말대로 “『전태일 평전』이 평화시장 어린노동자들의 평전이라면,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가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의 평전이라면, 최경주 형의 이 글은 비로소 세상의 볕을 쬐게 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삶의 평전”입니다.
최경주는 선배의 말을 빌어 건설노동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200만 건설노동자는 저 열사의 사막에서 경부고속도로까지 이 땅 건설의 주역이며, 저 5월 광주항쟁 때 도청사수의 최후까지 총을 잡고 싸웠던 노동자들입니다.”
그의 말대로 이제 건설노동자들은 억압받는 한 개인에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하여 “미래가 보이지 않는 무능하고 빈약한 밑바닥 ‘노가다’에서, 이 땅 건설을 책임지는 건설 산업의 주체인 ‘노동자’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