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건설기계노동자인 김상만(만 48세, 건설산업연맹 소속 전국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 동지가 자신의 몸같이 생각하던 덤프차의 적재함에 목을 매달아 자결하였다. “더러운 세상 나 먼저간다”며 또 한 분의 건설노동자가 한 많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것이다. 생계를 위협하는 치솟는 유가와 건설현장에 만연한 부조리에 의한 고통이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5월 23일 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가 파업에 돌입하자 고 김상만 동지는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파업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건설기계를 쓰는 건설사가 기름을 지급하라는 것, 적정 운반비를 보장해 달라는 것, 8시간 노동제를 보장하라는 것, 어음지급 관행을 철폐하라는 것, 그리고 이것을 표준임대차계약서로 체결하자는 것은 너무도 정당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기본 요구이다.
고 김상만 동지가 일하던 영종도 현장은 토지개발공사가 발주한 관급공사 현장이었음에도 건설기계관리법 의무사항으로 명시된 건설기계임대차 계약서 작성조차 하지 않았다. 동지는 최근까지 교섭을 거부하는 사용자들의 일방적 태도에 분노했다고 한다.
현재 영종지회 34일차 파업을 비롯해 전국의 건설기계노동자들은 10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005년, 화물연대 김동윤 동지는 살인적인 경유가격 인상과 마지막 생계수단이었던 유류가격 보조금 압류를 당하는 과정에서 분신하셨다. 2006년 건설현장의 다단계하도급 철폐를 요구했던 하중근 동지는 정권의 하수인 경찰에게 맞아 돌아가셨다. 2007년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주 44시간 노동을 지키라는 건설노조 전기분과 동지들의 파업과정에서 정해진 동지 또한 분신하여 돌아가셨다.
하루하루 자신의 뼈를 깎고 살을 태워야만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 건설노동자의 현실이다. 가족과 미래의 희망 대신 매일 새벽 돌덩이 같은 몸을 일으켜 생존의 전쟁터로 나가야 할 무거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신자유주의 자본 독점 구조는 자본의 이윤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이윤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 정말 소름이 끼친다. 현재 50일간 지속되고 있는 촛불 또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국민의 절박한 요구이다.
건설 자본과 이명박 정권은 김상만동지의 죽음 앞에 사죄하고, 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를 비롯한 30만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생존권과 노동 기본권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2008년 6월 25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