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노무사도 민주노동당 지지
회의 하다 말고 지지선언 제안…3일만에 73명 참여
공인노무사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선언문을 작성해 12일 오후 중앙당사를 방문했다.
노무법인 참터의 고경섭 공인노무사를 포함해 4명의 공인노무사들은 12일 오후 5시 30분 민주노동당 당사를 방문해 73명이 서명한 민주노동당 지지 기자회견문을 민주노동당 황이민 부본부장에게 전했다.
평소 민주노동당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지난 목요일 저녁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의 자리에서 선거 얘기를 하다 '공인노무사들도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에 따라 박성우 노무사는 금요일 오후 평소 친분이 있던 노무사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냈는데 3일만에 73명의 노무사가 지지선언에 참여하게 됐다. 박성우 노무사는 "일주일 정도 폭넓게 조직을 했으면 두 배 이상 선언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온 기자회견문에서 ▲근로빈곤층을 없애고 평등한 노동세상을 이끌어 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파견법을 철폐하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며 ▲완전한 노동 3권의 보장과 사용자의 권리가 남용될 수 없도록 하는 법제도의 마련을 위해 분투할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 노동위원회 오현아 부장은 "향후 민주노동당의 원내 활동에도 지지선언을 한 공인노무사 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공인노무사 73인 선언
역사발전의 주체는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주권은 스스로의 힘으로 수호되어야 하며,
민주노동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다.
수십 년간 한국사회는 80의 생산을 20이 독점하는 기형적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가치의 불평등 분배가 유지 가능했던 것은 총과 칼에서 태어난 수구보수세력, 그들과 결탁한 자본가, 불평등을 합리화한 수구언론과 정의에 눈 가린 법제도에 의한 것이었다. 나아가 이들 전부는 보수정치라는 무리를 이루어 의회와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노동자 민중의 입과 귀를 막았다.
수출입국의 국가적 명제 하에서 저임금에 철야작업을 감래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러면서도 공돌이, 공순이라는 조롱을 참아내야 했던 사람들이 누구인가? 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해고되어야 했던 사람들은 누구며, 노동조합이라는 네 글자만 들어가도 범죄자가 되어 가족과 친구로부터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누구인가?
한국의 노동자가 바로 그들이며, 그것이 숨죽이면서 살아온 우리 민중의 현실이다.
30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절규를 마지막으로 분신한 전태일 열사로부터 올해 초 "하청노동자도 사람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박일수 열사까지. 노동자 민중의 삶은 저항을 낳았지만 그 저항 역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는 처절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정리해고의 합법화는 기업의 경영실패 부담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현실을 낳았다. 젊음을 바쳐 일해 온 노동자들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 없는 이유로 적법하게 해고되고 있다. 이점을 악용해 사용자들이 구조조정을 남용한 결과는 높은 실업률을 만들었고, 국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미명 하에 실업난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단 하루라도 노동하지 않을 수 없는 노동자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감수하면서도 계약직노동자, 파견노동자, 하청노동자가 되어 일할 수밖에 없다.
이 나라의 노동자들은 일하면서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늘어나는 빚더미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아파도 병원비가 두려워 치료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극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회보장제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급기야 노동자 민중의 최저생계보장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사회보장 연기금을 자본의 투기판에 판돈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민중의 삶이 이처럼 처참해지고 있는 동안 의회는 수구세력과 보수세력의 싸움으로 진흙탕이 되어 버렸고, 초등학교 교과서에 써있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원칙마저 망각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이 같은 질곡의 연결고리는 노동자와 민중의 정치적 각성, 스스로가 스스로를 대변하는 정치세력화가 아니고서는 끊어질 수 없다. 따라서 2004년 오늘 민주노동당의 등장은 지난날 목숨과 피로 투쟁한 노동자 민중 투쟁의 진화가 아닐 수 없고, 한국 정치의 오욕된 역사를 정방향으로 돌려낼 수 있다는 희망의 시작이 아닐 수 없다.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위해 일하는 우리 공인노무사들은 다가오는 4.15 총선을 계기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기로 결의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근로빈곤층을 없애고 평등한 노동세상을 이끌어 낼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
인간의 자아실현을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하는 법정 최장근로시간의 규정을 비웃는 우리 노동현실을 바꿔 내야한다. 최저임금의 비현실적인 책정은 불법 부당한 장시간근로를 강제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아무리 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의 발생원인을 차단하고, 적절한 사회적 임금이 책정되어 노동자들의 최소생계가 최소한의 인권, 가족과 함께 할 최소한의 시간, 최소한의 정신적 여유를 포괄하는 의미 있는 기준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임금이 책정되어 근로능력과 관계없는, 남성과 여성, 내국인과 외국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장년과 노년의 불합리한 차별을 철폐하여야 하며 노동자들 간의 계층적 괴리를 낳는 반인권적 현상을 차단하여야 한다.
둘,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파견법을 철폐하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
비정규직의 발생은 자본의 부도덕한 욕망의 결과이다. 법률의 미비를 악용한 계약직 활용은 허용취지와 달리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도구, 해고제한의 법상 의무 회피를 위한 도구, 사용자의 노동조합 통제효과를 높이는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직접고용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동자가 아닌 타인의 노동자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위해 노동자를 파견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파견법은 오늘날 수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은 밥먹듯 위배되고 있으며, 사용자의 책임이 희석됨으로써 누가 자신의 사용자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근로해야 하며, 부당한 처우에 대해 항변할 수 없도록 노동자들을 기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파견법이 있다는 이유로 불법적으로 사용한 파견노동자에 대해 대부분이 대재벌인 사용사업주들은 전혀 책임지지 않거나 몇 푼의 벌과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반면, 파견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일해 온 직장에서 나와 실업자가 되어야 한다.
계약직 남용을 법제도적으로 봉쇄함으로서 장차 비정규직의 철폐로 나가야 할 것이며 파견법이 남용됨으로서 나타날 모근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파견법 철폐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셋, 완전한 노동 3권의 보장과 사용자의 권리가 남용될 수 없도록 하는 법제도의 마련을 위해 분투할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
교원과 공무원은 사실상 임금을 목적으로 노동하는 자이지만 지난날 불합리한 법적용에 의하여 완전한 노동3권이 보호되지 못하고 있었고, 이는 국제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모든 국민이 갖는 노동3권이 인권차원에서 보장되는 국민기본권이라는 의미에서 단지 그들이 교원이거나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또한 각종 노동관계법이 노동자보호를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과거 무원칙한 법제정과 해석이 난무하여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노동자들의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했다는 점은 반드시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노력에 힘입어 개선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정당한 요구가 노동자와 민주노동당의 노력으로 성취되는 그 날을 위해 우리 선언에 참가한 공인노무사 모두는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04년 4월 12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공인노무사 73인 일동
강경필, 강미현, 고경섭, 권동희, 권수현, 김 민, 김상규, 김성준, 김수정, 김승섭, 김 영, 김용주, 김은복, 김의석, 김재근, 김정훈, 김철우, 김철희, 김태영, 김희재, 남궁균, 남우근, 박경수, 박선희, 박성우, 박준형, 박현희, 배동산, 성경남, 성명애, 손경미, 송병천, 신명근, 신현호, 안성희, 양영권, 양 현, 여찬모, 유광현, 유성규, 윤선호, 윤성봉, 윤여림, 이경호, 이명재, 이병훈, 이석진, 이영록, 이오표, 이율경, 이장훈, 이정훈, 이종란, 이종인, 이현상, 이혜수, 이희원, 장원석, 장혜진, 전대길, 정병채, 정유진, 정장영석, 정혜자, 조광복, 최기일, 최두만, 최영주, 최진협, 최현덕, 하태현, 한은정, 한주태희 (가나다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