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펌] 지금은 '고미사' 운동을 할 때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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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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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0 - 등록 |
2만가구가 단전 단수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동절기 강제철거를 인권침해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는 유엔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새해 벽두부터 곳곳에서 살인적인 강제철거가 한창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부는 엄혹한 시기에 가족만이 희망이라고 떠들고 있다. 급기야 보건복지부는 ‘고미사’운동을 벌이면서, 가족의 사랑에 호소하고 있다. ‘고미사’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의 줄임말로,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구성원들 간에 화합과 사랑이 필요하기에 ‘고미사’를 건네면서 희망을 찾자는 의도이다.
생존의 고통으로 하루 3명꼴로 자살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면서, 우아하게 ‘고미사’운동을 벌이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가 그동안 벼랑 끝으로 떠밀리는 사람들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역할하기에는 너무나도 문제가 많다. 1인당 지급되는 최저생계비 40만원1천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액수는 집이 있고, 전기 수도료 등 공과금과 아이들 교육비 지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림이 살아가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또 올해 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오히려 저임금과 반복되는 실업상태로 상시적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를 확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일한 버팀목이라도 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조차 없는 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굶주림을 해결하고 신체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의 책임이며, 일차적으로 국가 존재의 정당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한 겨울 고단한 몸 뉘일 집마저 빼앗으며 거리로 내몰고 있는 정부, 인간답게 살 권리를 실현해야 할 국가 의무를 저버리고, 가난을 여전히 ‘개인’ ‘가족’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는 정부에게서,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런 희망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은 ‘고미사’운동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하는 것, 이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역사적 책무이다.
(노영란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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