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 653 , total-list : 22

- 게시물제목 : [웹소식지] 이라크 통신 3

2,996 - 조회

- 작성자이름 : 이라크 지원연대 ( HOMEPAGE )

2003/07/15 - 등록

지난번 현지의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전기수급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전기수급에 있어서 미군에 대한 의혹, 알리바바들에 대한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electric substation에 방문해본 결과 전쟁시기에 있었던 폭격과 전쟁직후의 약탈 등이 원인이었고, 현재는 더운 날씨로 인해서 전기수요가 급증했기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지만, 역시 현재의 전기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있어서는 미군의 수수방관이 한 원인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지도 한참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제 삶의 길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이라크 전체가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이따금씩 미군에 대한 습격이 벌어지고, 이어지는 총격전에서 무고한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단하는 일이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아직 무엇이 더 부족한지 안타까운 상황들이 반복되는 것이 마음아프기 그지 없습니다. 이라크인들은 스스로 다시 서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을 하고 있는데 현재의 정치, 사회적인 불안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 미군때문인 것 같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속에서 삶을 가꾸어가는 이라크의 민중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드디어 알 마시뗄 헬스센터내에 어린이 도서관의 문을 열었습니다. 평화나눔연대는 전쟁이 끝난 후에 빈민가에 거주하면서 구호활동이라는 이름보다는 이라크의 민중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그들이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전쟁전부터 그들과 쌓아왔던 신뢰와 함께하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전쟁직후 그 어떤 구호단체에서도 들어오지 않았던 빈민가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와 그 오물들로 아이들이 설사병에 걸려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곳곳에 쓰레기 집하장을 만들고 이라크 민중 스스로 그곳을 관리할 수 있게 된 지금 이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상처로 어디에도 안전한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없어 많은 아이들이 다치고 있었기에 아이들이 책을 읽고 마음껏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도서관과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이 지난 7월 5일에 맺어지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을 열면서 많은 아이들을 초대하고 해피 패밀리라는 연극을 하는 대학생들과 함께 자그마한 행사를 했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많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이라크의 미래를 희망으로 가득채웠으면 합니다.

지금 이라크지원연대는 평환나눔연대에 대한 지원활동과 발간사업들, 그리고 8월에 있을 정리사업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시작되었던 활동이라 그것을 정리하는 일도 보통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활동들이 이뤄낸 성과들을 조금씩 되돌아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라크에 남아있는 상처를 생각하면 그 뿌듯함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7월 20일에는 발간사업의 첫번째인 사진일지집 ‘이라크에서 온 편지’가 발간됩니다. 최대한 빨리 많은 분들과 만나기 위해서 서두르고 있으니 7월 20일이 조금 지나면 아마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쟁전부터 지금까지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과 평화나눔연대, 그리고 이라크의 모습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일지집외의 다른 발간사업도 열심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8월 8일과 9일에는 이라크반전평화팀 활동 보고대회 및 평화심포지엄․문화제 ‘2003 이라크, 전쟁과 평화’를 개최합니다. 지난 활동들을 되돌아 보고 반전평화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여러분들과 모색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될 평화의 목소리들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발간사업과 보고대회를 함께 준비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지] 이라크민중지원활동 7월 5일 우리는 오늘 있을 행사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 알 마시뗄 헬스센터로 나갔다. 팀원들이 마무리 청소와 풍선 불기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이 제때에 나오지 않아 상래씨의 야심작인 연못 가득 물이 채워지지 않았다. 뒤늦게 물을 틀어 놓고는 사람들이 오기 전에 물이 가득 담긴 연못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 어린이 도서관 건물 뒤 편 공터에 미군 탱크 두 대가 들어와있다. 우리에 대한 관심 때문일까? 무슨 이유로 미군들이 탱크를 몰고 이곳에 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미군들은 언제든 습격당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지 않고 짧은 거리라도 탱크를 타고 움직이는 것 같다. 어제처럼 아이들이 탱크를 가리키며 아메리키를 외쳐댄다. 그리고는 사담 후세인 노우 아메리키 노우 코리아 예스 란다. 난 다만 아이들이 뛰어 놀 곳에서 조차 끝나지 않은 전쟁의 모습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 지속되는 군사문화가 이들의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나의 소박한 바람은 하루빨리 사고로 인한 사람들의 부상과 죽음만이라도 중단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해피 패밀리가 연극공연을 하고,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지원연대에서 제작한 기념버튼을 나눠주면서 얼굴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기로 했다. 9시가 되니 아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인기 많은 동화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기념버튼을 달아주고 나서는 아랍어로 보세라 하며 뽀뽀를 해달라 한다. 아이들은 사진기를 들고 있는 나를 보더니 쏠라 하며 사진을 찍어달라 아우성이다. 패이스 패인팅을 하는 곳에도 아이들로 붐빈다. 승로, 계순, 기범, 희영, 혜란이 번갈아 가며 물감으로 아이들의 얼굴에 꽃과 해를 그려주었다. 오전 10시 또다시 정전이 되었기에 집에 있는 제너레이터를 가져와서야 해피 패밀리의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작은 수영장 뒤편에 공연을 위해 조그맣게 마련한 자리에서 해피 패밀리가 늑대와 토끼 탈을 쓰고 독특한 이라크 식을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에 팀원들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랍어로 연극을 하는 해피 패밀리를 보며 즐거워하는 기범의 모습이 아이들 보다 더 천진난만해 보인다. 해피 패밀리의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며 내일 다시 이곳에 와도 되냐고 묻는다. 우리는 일요일인 내일 휴식을 취하면서 이라크에서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마무리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기에 아이들에게 월요일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건넨다. 오전에 도서관 개관 행사로 바쁜 사이 알 마시뗄 헬스센터에서 김재복 수사님, 철민씨, 그리고 최혁 팀장이 담당하고 있는 동양의료지원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자와 바닥에 앉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가 되어 동양의료지원을 담당하는 팀원들과 계순과 혜진은 진료지원을 시작하고, 몇몇은 어린이 도서관 정리 작업을 도왔다. 나는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동화와 유엔에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사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유엔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찌는 듯한 더위와 혹시라도 있을 사고 때문에 우리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동화와 나는 오랜만에 걸어서 유엔에 다녀오는 길에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 동네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집밖에 나와 있는 어른들 아이들이 모두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아이들은 동화를 보더니 셀림 셀림 하며 동화의 아랍이름을 불러댄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애정을 많이 주고, 함께 축구도 자주해서 동네 아이들에게 유명한 존재다. 한 아이가 14살이라며 자신을 소개하고는 우리를 집 근처로 데려간다.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에게 우리가 온 이유를 설명했더니 ‘Where is the peace?’라며 현재 이라크에서는 평화를 찾아볼 수 없다 이야기 한다. 저녁이 되니 또다시 정전이다. 우리는 400달러를 주고 제너레이터를 샀지만 고작해야 냉장고와 전기 불을 켤 수 있을 정도다. 400달러를 지불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지속되는 정전은 우리의 불편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리라 짐작 할 뿐이다. 무더위로 인해 팬과 에어컨이 필수적인 곳에서, 특히나 펌프를 이용해 지하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상의 삶이 정전으로 인해 더욱 더 지쳐갈까 걱정이다. 늦은 10시, 우리는 큰 방에 모여 내일의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오늘 밤에는 조금이라도 시원한 잠을 잘 수 있길 기대한다. [일지] 이라크민중지원활동 7월 7일 오늘부터 어린이 놀이방과 도서관 운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놀이방 운영 팀을 담당하기로 한 동화, 기범, 승로는 아이들과 함께 축구, 종이접기, 물놀이,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라크 공기놀이의 첫 번째 판은 한국의 방식과 비슷한데 그 뒤로는 공기알을 손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놀이판 밖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놀이방 팀은 점심 식사를 하러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놀이터에서 집에 돌아가지 않은 몇몇의 아이들과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저녁 5시 30분 정도에는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고 놀이터 밖 공터에 남아있는 탄피와 총알을 치웠다. 혹시라도 불발탄이 섞여 있어서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 수 있기에 담장 근처로 탄피와 총알, 쓰레기를 모아 놓고 아이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철망을 쳐놓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임시방편이라 안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바그다드 곳곳에 널린 불발탄, 총알과 미사일은 어쩔 수 없더라도 우리가 만든 놀이터의 안전은 우리의 책임이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천주교 평화연대 김재복 수사님과 희영, 철민은 오전과 오후 계속해서 지압과 마사지, 침, 부황시술을 했다. 최혁 팀장은 곁에서 통역을 도왔다. 동양의료지원팀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지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동양의료지원을 시작한 뒤로 김재복 수사님은 늦은 밤 지친 팀원들의 건강을 위한 치료 또한 담당하고 있다. 오늘 오후 혜진이 일하고 있는 알 마시뗄 헬스센터의 주사실에 총상을 입은 환자가 다녀갔다 했다. 며칠 전 하이파 스트리트에서 미군의 총에 맞아 몸에 총알이 3개나 박혔다고 한다. 당장은 총알을 빼낼 수 없어서 피부의 상처만을 치료하고 돌아갔단다. 혜진은 몇 가지 궁금한 것들을 묻고자 했으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서 하이파 스트리트라는 이야기만을 들었다고 했다. 이라크지원연대 홈페이지로 가시면 더욱 많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

이라크 평화와 이라크민중 지원을 위한 연대 (이라크 지원연대) Solidarity for Iraq Peace & Iraqi People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4-22 호성빌딩 5층 02)784-4482 iraqpeace@hanmail.net 담당자(사무국) : 염창근 (016-9299-3309) corights@hanmail.net

삭제 수정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