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마녀사냥식 청부수사를 중단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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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경기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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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8 - 등록 |
마녀사냥식 청부수사를 중단하라
10월 1일 아침 7시 대전충청건설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3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그리고 자진 출두한 간부 2명 등 5명에 대해 공갈 및 금품갈취 혐의로 2일 저녁 구속영장이 집행되었다. 10월 7일 영장실질심상에서 구속이 기각되었던 간부 1명이 재심상에서 추가된 협의 사실도 없이 또 구속되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접하면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건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현장을 돌고, 일요일도 반납한 결과가 파렴치범의 누명이란 말인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법, 건설산업기본법, 노동조합법을 비롯한 어떠한 법도 지켜지지 않는 곳.
노동부도 노동법에 정해진 규정을 적용하기를 포기한 곳.
정치인과 사용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각종 혜택으로 기름진 배를 불리는 곳.
하루에 2명씩 일년에 700명이 넘게 죽어나가도 누구하나 돌아보지 않는 곳.
일하고 임금을 제때에 받을 수 없는 곳.
그러면서도 누구에게 하소연 한번 할 수 없는 곳.
그 곳이 건설현장이다.
당신들은 이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자들이 해먹을 것이 없어 하는 일이 건설일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서 권력과 자본을 가진 당신들은 50년 전 아니 일제시대의 그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상태로 건설현장을 방치해왔던 것이 아닌가?
당신들은 아는가? 이런 건설현장과 건설노동자의 고단한 삶과 비참한 현실에 눈을 돌린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기가 통해 떠진 손으로도 다정하게 마주 잡아주는 사람들. 일그러진 현장 노동자들의 얼굴에서 자화상을 보듯 자신의 할 일을 발견한 사람들. 그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 못해 밤새 자신을 자책하는 사람들. 그래도 인사라도 하고 수 십년 묵어 까맣게 문드러진 마음을 위로라고 하기 위해 새벽길을 달려 현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다 내놓았다. 좋은 일자리도, 편안한 의자도, 높은 월급도 다 내놓았다. 오붓한 가정의 행복도, 달콤한 휴일의 늦잠도, 친근한 벗들과의 술자리도 다 버렸다. 오직 현장의 노동자를 가족으로 친구로 여기고 그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건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그 날을 하루라도 당기기 위해 자신의 것을 내 던졌다.
그들이 건설노조의 간부. 건설현장 조직가이다.
그들의 기쁨은 건설노동자의 웃음이었다. 그들의 행복은 건설노동자가 건네주는 커피 한 잔이었다. 그들의 보람은 건설노동자가 보내는 격려 한 마디였다. 그들의 바라는 것은 오직 건설노동자가 주인으로 되는 노동조합의 현장에 튼튼히 서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장이 조금아라도 일터다운 일터로, 일할 맛 나는 일터로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갈협박에 금품갈취라니
당신들이 눈이 있고 귀가 있다면 현장에 나가서 건설노동자의 손을 보고 소리를 들어 보라.
우리는 안다. 당신들이 왜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고 우리를 파렴치한으로 몰아 붙이는지.
우리는 안다. 당신들이 왜 자본을 거들어 노조를 파괴하려고 하는지.
우리는 안다. 당신들이 무엇을 노리고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이는지.
그러나
당신들은 모른다. 한 맺힌 건설노동자의 피눈물의 통곡을
당신들은 모른다. 당신들이 집행한 구속영장은 건설노동자의 희망이라는 것을
당신들은 모른다. 부러져버릴지라도 결코 물러서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바램을
당신들은 모른다. 막아도 막을 수 없는 건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염원을
당신들은 모른다. 아무리 막아도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건설노동자의 도도한 전진을
당신들은 모른다. 몇 사람의 간부를 가두어 둘 수는 있겠지만 끝내 이루고 말 건설노동자의 세상을
당신들은 모른다. 썩어빠져 속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건설현장의 모순을
가진 자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가? 자신의 기득권을 영구히 누리는 것이 아닌가?
엉터리 부실공사를 해도 건물만 올라가면 되고, 사람이 죽어나가도 망치소리가 끊어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 가진 자들의 바램이 아닌가?
건설노동자의 피 냄새 묻어나는 자본의 축적만이 음모의 주동자 건설자본의 유일한 기쁨이 아닌가?
그것이 본질이다.
당신들이 집행한 구속영장은 그런 자들의 하수인이 되겠다는 서약서이다.
당신들이 주장하는 혐의사실은 그런 자들에게 바치는 협력의 맹세일 뿐이다.
더 이상 마녀 사냥식 청부수사를 중단하라.
자신의 신념으로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건설노동자의 조직을 위해 자신을 던진 조직가를 파렴치범으로 만드는 음흉한 작당모의를 중단하라.
지금 당신들이 집행한 법의 정의는 건설노동자의 것이 아니다.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세상을 유지하고 인간다운 삶을 거부하는 세상의 정의일 뿐이다.
더 이상 마녀 사냥식 청부수사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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