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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철근쟁이 1,824 - 조회
- 작성자이름 : 잡부 남규원  2010/07/05 - 등록


철근 쟁이
철사 꽃이 꽃병(화염병)이 되다.
                                                     잡부 남 규원

1
사는 것이 구차한 시절
동네 아는 형, 아저씨, 친척 따라
일당 받는 맛에 길 드려져
전국 떠돌며 시다바리(보조)로 배운
철근일.

죽도록 일해줘
이래, 저래 오야지(하도급업자) 몇 명 알아
그놈에 한 대가리(일당)에 물려
여기 저기 소개받고
불러주면 저절로 팔려가는 몸이 되고 말았네.

폭염 지글지글 거리는 철근 19mm 장대(철근) 4가닥
2명이 앞, 뒤에서 목도해 낑낑대며
하루 종일 옮기면
구릿빛 얼굴을 넘어 시커먼 얼굴
어깨가 뻘겋다 못해
살이 익어 허무는데
옛날에 6개씩 매고 다녔다고 이빨까는 오야지(하도급업자).

살 어름 쩍쩍 들어붙는 철근 잡은 2중 코팅 장갑위
아이들의 밥상머리가 등록금이
녹슨 철근 가루의 때로 붉게 물들고.

일만 시켜주면 날씨에 아랑곳없이
노가다 밥
하루, 하루 몸으로 때우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코 처박고
철근 사이 사이로 앉은뱅이가 되
자동 갈고리
결속선(소둔철선) 당겨 척하니 걸쳐
손만 돌리면 정확히 2바퀴 반
철근과 철근을 묶으면 철사(결속선) 꽃 한 송이 피어나네.


2
꼽추가 되도록 배근(철근을 깔음)을 깔며 일했건만
콘크리트 타 설에 깔린 철근처럼
쓰메끼리(외상일/유보임금)가 자행되고
오야지(하도급 업자)가 도망가
돈 구경 못하면
함께 고생 한 것을 너무나 잘 알아도
분노는 허기진 가슴에 쐬주로 절이며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없는데
옆집에 빌린 돈 땜 새
가족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도
원망은 어쩔 수 없이
또다시 못 배운 탓으로 돌려야만 했다.

돌아보면 바둑판처럼 짜진 철근위
수십 년을 휘청거리는 철근 밟고 걸어와
헛발에 초대 뼈 수없이 까인 자국타고
모(어린 벼) 심은 것처럼 펼쳐진 소리 없는 철사 꽃
비바람, 눈보라에도 노가다만이 볼 수 있는 향기없는 꽃.


3
노가다를 배워도
디지게 힘든 철근 일 멋모르고 배워
직종을 바꿀래도 철근쟁이 자존심 상해 꾹 참고.
일자리 없어 철근쟁이 기질 다 버리고
철근일당 반절뿐인 것 알면서 남모르게 용역(인력)잡부 나가
알바(아르바이트) 나왔다고 생각하고 일했지만
된 서리를 호되게 맞아 개잡부되
쓰린 잔을 기울며
난 철근 쟁이라고 속으로 메아리친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알려하지 않네.

그래도 기공인데
'인간시장(로터리)'
방띠기(방 도급)가 박치기(현찰박치기)라도
일 할 곳이지
암 -- 개잡부는 아니지.

자국민 보호없이 중국교포가 무작위로 들어와
일자리 빼앗기고 일당 깍기는 것도 모잘라
교포가 오야지하는 꼴을 가끔보아야 했고
일 없다며 오야지끼리 견적싸게 내는 경쟁이 심해
오후 5시 30분까지 일해 달라는 성화
묵묵부답으로 일을 더 해줄수 밖에
옛날에 오후 3시30분 4시면
일손놓고 당당히 걸어가던 시절 그립다는 말도 못한 채
철근양반의 근성이 무너지네
끝내는 철근쟁이 자존심마저 울고가네.

한 술 더 떠
힘 빠진 철근쟁이 늙은이에게
젊은 놈들이 없다며 죽기보다 싫은 잔업을 시킨다.

이젠 알겠는가.
철근 쟁이 중노동이 거친 일해
일당 많이 받는 자존심(곤조)
개발독재시절 공돌이(공장노동자) 우습게 알며
걸핏하면 조공에게 철근쟁이 싫으면 공장이나 가라고
핀잔을 주더니만
이제 와 대기업노동자가 파업하면
“저 놈들이 국가를 망친다.”
불볕의 나라 중동 가서 일한
선배의 애국심마저 시군둥 하는 것을

이골 이난 이철근일도 별로 없어
다른 말 필요없이 말문을 닫네.


4
노가다는 노동조합건설 하나 제대로못해
10년째 일당이 오르지 못해 되레 깍이고
건설경기 안 좋아 일 없어 주눅 들어 끽소리 못하고
오야지(하도급업자) 몇 명에게 복종하는 철근 쟁이들이여
아직도 몸뚱이 죽어라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은 갖는가.

우리의 무기가 자동 갈고리 하나인줄 알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 일 말없이 하는 철근 노가다로 영원토록 살기를 바랬다.

오야지(하도급업자) 제도 때문에
천 갈래 만 갈래 찌져저 있는 철근 쟁이.
자기 먹고 살기위해 남을 짖밟는 개같은 풍토가 성행하는 노가다판.
노가다 기공(기능공)을 몽땅 개잡부로 만든 주범
현실로는 어쩔수 없지.

철근과 철근을 엮는 철사 꽃(결속선)처럼
철근 쟁이 와 철근 쟁이를 엮어
서로, 서로 철사꽃 한 송이 안겨주면

건설현장에 갈고리 손으로
수 천 만개 심은 향기 없는 철사 꽃 위로
피땀흘려 수많은 분노가 묻힌 건설현장
인간답게 살지못하게 만든 굴종의 건설현장

장시간 고강도 중노동시켜 고통을 줘
술이나 처먹고 자뻐져 자
사회의 까막눈을 만들어 가진자들의 세상,
악덕건설자본 배불리게 만든 하도급구조도 모잘라 용역(인력)
더 희망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길 없는곳
비굴과 복종을 떨치고
그대의 양심하나 진정으로 지펴 올라
들불처럼 번져 철사 꽃이 꽃병으로 변한다.

마침내 수천만개의 향기없는 철사꽃
수천만개의 꽃병(화염병)이되
도심을 불바다로 만들고
장대(철근 긴것) 히로시(표시)
커팅기(절단기)로 정확히 자르듯
개 같은 악덕건설자본의 허리
벤딩기(철근 구부리는 기계)에 철근 휘어지듯

노가다(건설노동자/생산자)가 멋대로
멸시,천대받은 세상을 송두리 채 바꾸어 내
노가다 대우 받는세상
생산(노동)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세상
불길을 가르는 거침없는 그길
생산하는 인간 철근쟁이
그대가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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